엔드게임을 따로 공부하는 이유
엔드게임은 말을 많이 교환해 판에 몇 개만 남은 단계입니다. 말이 적으면 계산할 수가 줄어 정답이 비교적 분명해지고, 폰 하나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일이 흔해집니다. 중반에 얻은 작은 이득을 실제 승리로 바꾸는 곳도, 불리한 판을 비김으로 버티는 곳도 엔드게임입니다. 규칙과 오프닝 원칙을 익혔다면 다음으로 가장 단순한 킹과 폰만 남은 끝판을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배우는 개념이 룩이나 비숍이 남은 더 복잡한 끝판의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킹은 이제 싸우는 말
오프닝과 중반에는 킹을 캐슬링으로 안전한 곳에 숨겨 두지만, 퀸 같은 강한 말이 사라지면 갑자기 체크메이트당할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때 킹은 한 번에 한 칸씩 어느 방향으로나 움직이며 자기 폰을 지키고 상대 폰을 잡는 든든한 말이 됩니다. 엔드게임에 들어서면 먼저 킹을 중앙 쪽으로 끌어올려 싸움에 참여시키는 것이 기본입니다. 상대 킹보다 한 수라도 먼저 중요한 칸에 도착하는 쪽이 이기는 경우가 많으니, 폰을 밀기 전에 킹이 갈 길부터 생각하세요.
통과한 폰과 승진
앞길은 물론 양옆 열에도 상대 폰이 없어서, 상대 폰에게 막히거나 잡히지 않고 끝 줄까지 갈 수 있는 폰을 통과한 폰이라고 합니다. 폰은 끝 줄에 닿으면 퀸 같은 다른 말로 승진하므로, 통과한 폰은 그 자체로 큰 위협입니다. 상대는 킹이나 다른 말을 그 폰을 막는 데 써야 하고, 그동안 다른 곳이 약해집니다. 폰이 여러 개 남은 끝판에서는 내가 통과한 폰을 만들 수 있는지, 상대의 통과한 폰은 누가 막을지부터 따져 보세요.
폰의 정사각형 규칙
혼자 달려가는 폰을 상대 킹이 따라잡을 수 있는지는 머릿속에 정사각형 하나를 그려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폰이 있는 칸에서 승진 칸까지의 거리를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을 승진 칸 쪽으로 그립니다. 상대 킹의 차례에 킹이 이미 그 안에 있거나 이번 수에 들어갈 수 있으면 폰을 따라잡고, 그렇지 않으면 폰이 먼저 승진합니다. 처음 자리의 폰은 한 번에 두 칸을 갈 수 있으므로 한 칸 앞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고 그립니다. 다른 말이 길을 막거나 킹이 돌아가야 하는 경우는 따로 세어야 합니다.
오포지션: 마주 선 두 킹
킹은 상대 킹과 붙은 칸으로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두 킹이 같은 열이나 같은 줄에서 한 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면 어느 쪽도 그 사이 칸에 들어갈 수 없고, 둘 차례가 된 쪽은 옆이나 뒤로 비켜야 합니다. 비키는 순간 상대 킹이 앞으로 나아갈 길이 열립니다. 이렇게 마주 선 상태에서 둘 차례가 아닌 쪽을 두고 오포지션을 잡았다고 말합니다. 킹과 폰 대 킹의 끝판에서 공격하는 쪽이 오포지션을 잡으면 상대 킹을 밀어내기 쉽고, 방어하는 쪽이 잡으면 버텨서 비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이의 칸이 세 칸, 다섯 칸처럼 홀수일 때도 같은 원리가 통하며, 이를 먼 오포지션이라고 합니다.
킹과 폰 대 킹의 원칙
킹과 폰 하나 대 킹은 엔드게임 공부의 출발점입니다. 공격하는 쪽은 킹을 폰 앞에 세워 길을 여는 것이 원칙이고, 폰만 먼저 밀면 상대 킹이 정면을 막아 비기기 쉽습니다. 승진 직전에 서두르다 상대 킹이 갈 칸을 모두 빼앗으면 체크가 아닌데도 둘 수가 없는 스테일메이트가 되어 이긴 판이 비김으로 끝나므로, 상대 킹의 다음 수를 꼭 확인하세요.
- 공격: 폰보다 킹이 앞장선다
- 공격: 폰 두 줄 앞의 세 칸 중 하나에 킹이 닿으면 대체로 이긴다
- 방어: 폰 정면을 막고 오포지션을 지킨다
- 룩 폰(a열·h열): 방어 킹이 귀퉁이에 들어가면 대개 비긴다
추크츠방과 삼각 이동
엔드게임에서는 수를 둬야 한다는 것 자체가 손해가 되는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둘 차례인 쪽이 어떤 수를 두어도 형세가 나빠지는 상태를 독일어에서 온 말로 추크츠방이라고 하며, 오포지션도 그 한 예입니다. 상대를 이 상태로 몰려면 차례를 한 번 넘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킹을 세 칸으로 이루어진 작은 삼각형을 따라 돌려 같은 자리로 돌아오면서 차례만 바꾸는 방법을 삼각 이동이라고 합니다. 상대 킹이 같은 방식으로 따라 할 공간이 없을 때 효과가 있으니, 개념을 알아 둔 뒤 문제를 풀며 익히세요.
꼭 알아 둘 기본 체크메이트
상대 킹 하나만 남았을 때 어떤 재료로 이길 수 있는지 알면 교환할지 말지 판단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킹과 퀸, 킹과 룩으로는 상대 킹을 판의 가장자리로 몰아 체크메이트할 수 있으며, 이 두 방법은 손에 익을 때까지 연습해 두어야 합니다. 반대로 재료가 부족하면 아무리 잘 두어도 이길 수 없습니다.
- 킹과 퀸 대 킹: 이긴다. 스테일메이트만 조심한다
- 킹과 룩 대 킹: 가장자리로 밀어 체크메이트한다
- 킹과 비숍 두 개 대 킹: 강제로 체크메이트할 수 있다
- 킹과 비숍 하나, 또는 나이트 하나: 체크메이트할 수 없어 비긴다
- 킹과 나이트 두 개 대 킹: 상대가 실수하지 않으면 강제로 체크메이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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